▲신진서가 당연히 선수라고 생각하고 둔 수가 마지막 기회를 놓친 패착이었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있던 김명훈이 '인공지능 추천수'를 귀신 같이 발견해내며 승부를 끝냈고, 패색이 짙어진 신진서가 크게 괴로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흘렀다(바둑TV 생중계 화면 캡처).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두 선수가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바둑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백홍석 해설위원)
신진서가 못두지 않았다. 양 선수가 모두 완벽에 가까운 바둑을 구사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김명훈에게 미소를 보냈다.
17일 13시부터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YK건기배 본선 5라운드 2경기에서 아시안게임 대표 김명훈이 랭킹 1위 신진서에게 2시간 15분 혈투 끝에 백으로 불계승(206수 종국)을 거뒀다.
3승1패자 간 맞대결에서 승리한 김명훈은 4승1패로 리그 선두권 대열로, 3승2패가 된 신진서는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절대자' 신진서는 YK건기배 본선 리그에선 이지현·김명훈 등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에게 패점을 안으며 3승2패, 초대 대회 결승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 랭킹 10위 김명훈은 원성진·이지현에 이어 신진서까지 잡아내며 4승1패를 기록,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강동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편 신예 기사에게 상위 랭커들과 대국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시드로 지명된 한우진과 김은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우진은 2승(3패)을 거둔 반면, 김은지는 5전 5패.
▲신진서가 흑1로 둔 수가 최후의 패착이었다. 이 수는 중앙 흑 두 점을 M-13의 자리로 둬서 살리는 수를 노리고 있어 '선수'로 본 것인데, '광전사' 김명훈이 마지막 1분 초읽기 속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추천수인 백2의 반격을 찾아내면서 승부가 끝나버렸다. 흑1로는 백2의 곳에 돌이 오기 전에 상중앙 쪽을 먼저 공략해 최후의 승부처를 만들어봤어야 했던 것.
▲마지막 1분 초읽기 하나로 거함 신진서를 격침한 김명훈.
신진서는 3월 14일 YK건기배 개막전에서 이지현에게 패한 이후, 3월 27일 바둑리그 8라운드 승리를 시작으로 5월 12일까지 18연승을 질주해왔다. 하지만 YK건기배에서 또 다시 일격을 허용하며 연승 행진도 마감하게 됐다.
자력 결승 진출이 쉽지 않아진 신진서는 "지금까지 건기배에서 내용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승패를 떠나 많이 반성해야 될 것 같고, 앞으로는 승패도 중요하지만 내용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지는 YK건기배 본선 5라운드 3경기는 18일 13시부터 원성진-이지현 대결로 속개된다. 19일에는 4승 무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강동윤(對 류민형)과 3승1패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박정환(對 김세동)이 대국을 앞두고 있다.
YK건기배는 제한시간 없이 1분 초읽기 10회만을 갖고 대국한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원이며 모든 대국은 타이젬 대국실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과 함께 생중계한다.
▲아시안게임이 연기된 상황에서 이미 선발이 확정된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를 더욱 잘 할 필요가 있다. 신진서에게 완벽한 내용으로 승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김명훈. 사진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당시 대국 모습이다.
▲연기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다시 할까? 목진석 국가대표 감독 소견을 타이젬TV에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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