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가 사석을 바둑통 뚜껑에 보관하지 않아 ‘반칙패’했다. 그것도 메이저 세계대회 LG배 결승 2국에서다.
사석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반칙이라는 규칙을 커제는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회 현장에 와있는 중국바둑사이트 혁성 기자가 전한 기사에 의하면 ‘이 새로운 규정은 작년 10월에 중국 측에 통보되었고, 작년 11월 삼성화재배에서 처음으로 시행되었으며, 중국 대표팀 또한 국가대표 기사들에게 통보했다. 첫 경기를 앞두고 위빈 감독은 커제에게 이 문제를 특별히 당부했다. 앞서 진위청도 KB리그에서 이 규정 때문에 벌점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커제도 1차 경고가 주어졌을 때 규정을 몰랐다는 말보다 “세계대회에서 이런 사례는 없던 것으로 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과 함께 시간순으로 반칙패 사건을 구성해본다.
▲9시 46분: 커제 택시로 대국장 도착. 신라호텔에 묵고 있는 커제는 택시를 타고 한국기원으로 이동했다.
커제는 1국이 끝나고 하루 쉬는 동안 숙소에 머물렀고, 간단히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시: 대국 시작
▲10시 28분: 유재성 심판의 1차 경고 및 2점 벌점
커제가 18수 착수 후 사석(따낸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았다. 심판의 경고는 44수 착수 후 이뤄졌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바둑 경기 규정을 개정하고 11월 8일부터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적용했다. 시행에 앞서 중국을 비롯한 모든 외국 단체에 개정사항을 공지했으며, 세계대회에선 지난해 11월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부터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되어 11월 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국기원의 바둑 경기 규정에는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 심판이 경고를 선언하고 벌점 2집을 부여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10시 29분: 대국 중단. 커제와 중국바둑관계자의 항의로 대국이 중단됐다. 하지만 벌점 2집을 부과 받았다.
▲11시 2분: 대국 재시작. 커제가 벌점 2집을 부과 받은 채 45수부터 대국이 재기됐다.
▲11시 50분: 변상일, 심판 호출
커제가 80수에 우상의 사석 한 점을 따내고 테이블 위에 사석을 놓았다. 이후 변상일이 한 수를, 커제가 한 수를 뒀다. 이후 커제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에 변상일이 심판에게 손을 들어 사실을 전했다.
▲11시 51분: 심판의 2차 경고 및 반칙패 선언
▲11시 52분: 대국 중단
커제와 중국바둑관계자의 항의로 대국이 중단됐다. 중국바둑 위빈 감독은 창하오 바둑협회 주석과 양재호 사무총장이 전화통화를 하기 원했고, 양재호 총장이 대국 현장에 급하게 왔다.
중국 측의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한국 바둑 경기 규정에 대해 사전에 고지했던 점, 영상 판독 결과 문제의 장면 후에 커제가 추가로 한 차례 더 착수하면서 대국이 진행됐던 점 등을 근거로 최종 반칙패가 선언됐다. 세계대회 결승에서 나온 첫 반칙승이다.
▲12시 44분: 변상일 퇴장. 대국 결과가 '반칙승'으로 나온 것을 확인하고 변상일은 대국장에서 퇴장했다.
▲12시 48분: 심판 공식 반칙패 판정
심판이 대국장에서 "커제 선수가 사석을 통에 넣지 않고 바둑판 옆에 놓아서 벌점 2집, 경고 2회가 누적되어 이 바둑은 변상일 선수의 흑승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고 판정했다.
▲12시 50분: 커제 퇴장
반칙패를 한 커제와 중국바둑관계자는 대국장을 빠져나와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다. 혁성 기자에 의하면 "커제는 갈비탕을 주문했지만, 반만 먹었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위빈 감독은 결과에 영향을 받지 말고 돌아가서 푹 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장영상] 심판의 '커제 판정패' 선언 뒤에 돌아서는 커제와 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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