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뒹굴고 X-mas 캐롤송이 퍼져나갈 때면, 전국의 바둑 고수(高手)들이 한 해의 마지막 대회를 장식하기 위해 어김없이 인천(仁川)으로 몰려든다.
올해 수많은 바둑대회가 열렸지만, 마지막은 항도 미추홀(인천의 옛 이름)에서 송년회를 장식이라도 하듯.
12월 11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제10회 인천광역시 실버 바둑대회', '제18회 미추홀배 전국 장애인 바둑대회', '제20회 미추홀배 전국 아마바둑 어울림 최강전'이 동시에 열렸다.
학생 대회가 부쩍 늘고 있는 요즘, 3개의 성인 바둑대회가 함께 열리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인천 바둑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전국 장애인 바둑협회 중앙회' 현명덕 회장님과 '미추홀배 전국 아마바둑 어울림 최강전'을 후원하는 김종화 치과 원장님의 공이 지대하다.
▲ 전국 장애인 바둑협회 현명덕 회장과 인천광역시 바둑협회 고문 김종화 치과 원장.
스위스리그 2라운드가 끝나자마자, 대회 참가자들에게 맛있는 도시락이 제공됐다. 따뜻한 커피와 음료수 대접은 상냥한 모습의 자원 봉사자들이 맡았다.
오후에는 이벤트 오목대회와 바둑 팬들을 위한 프로기사 다면기 행사가 이어졌다. 프로기사 다면기에는 유병호 서능욱 김신영 이현호 사범님이 수고해주셨다.
아마최강부는 '주니어부'와 '시니어(만 40세 이상)+여성(나이 제한 없음)'부 대회로 나뉘어 치렀다.
오후 6시쯤, 시니어부 결승에서 조민수 7단을 이기고 올라온 인천의 수문장 서부길 7단과 김세현 7단을 누르고 올라온 최호철 7단이 마주 앉았다.
초반은 잔잔한 포석으로 흘러갔으나 중반 이후 조금 더 정교했던 최호철 7단이 승리를 가져갔다.
▲ 왼쪽부터 최호철 사범(우승), 김종화 원장, 서부길 사범(준우승).
제20회 미추홀배 전국 아마바둑 어울림 최강전 입상자 명단
주니어부
우승: 홍진혁 아마7단(22)
준우승: 허영락
4강: 박종욱 이상빈
8강: 우원제 정찬호 최광호 문종호
16강: 김재승 김현우 윤남기 최환영 박지웅 박중훈 김도협 김민석
24강: 윤영우 김동한 유제성 이영재 이진우 김영삼
시니어&여성부
우승: 최호철 (미추홀배 2회우승)
준우승: 서부길 (아마7단, 미추홀기우회)
4강:김세현 권병훈
8강: 이홍복 이철주 박성균 김종민
16강: 이칠원 채현지 김동섭 사에카 장부상 김정우 장윤정 양덕주
시상식이 끝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행운상 추첨이 진행됐다.
행운상 임프란트무료시술권은 김동섭아마7단, 노트북 컴퓨터는 이철주 아마7단이 행운을 얻었다. 참가금으로 만든 2만원권 산타선물봉투는 장애인부와 반절씩 행운을 나눴고, 최고급 혁대는 앙창연(아마7단), 닥스가죽장갑은 대전에서 올라온 김동근아마7단이 수상하며 지방에서 오신 기우님들을 우대하였다.
해마다 현장감 있는 행운상 추첨식 광경은 '미추홀배'만의 매력이다. 시상식이 모두 끝날 때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남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거듭난 비결이기도 하다.
맛있는 고깃집으로 이동하여 뒷풀이가 이어졌다.
골고루 돌아가게 상금을 배분(주니어부 시니어부 모두 24강까지 시상)하고, 수 백만원 상당의 행운상을 나눠준 것에 더해 뒷풀이까지 이어지니 참가 선수들은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
천리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대회를 빛내준 선수들을 배려한 것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미추홀배 바둑대회'를 강산(江山)이 두 번 바뀌도록 후원한 김종화 원장님이 앞으로도 언제까지일지 모를 아득한 길을 가야만 하기에 우리는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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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 출처: 다음 미추홀바둑 카페 (http://cafe.daum.net/mba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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