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씨배에 첫 출전한 신진서가 자오천위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신진서가 불리했던 바둑을 대역전했다.
1월10일 한국기원과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3번기 제1국에서 신진서가 자오천위에게 211수 만에 불계승했다.
대국은 신진서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응씨배는 덤이 8집으로 선수들은 백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좌변에서 실착을 한 신진서는 중반까지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인공지능 승률이 한때 10퍼센트 이하를 보이며 역전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간 활용이 이 대국의 승부를 갈랐다. 승리가 눈앞에 있던 자오천위는 시간 초과로 2집 벌점을 받으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오천위가 벌점을 받을 때 신진서는 59분가량이 남아있었다.
▲중국랭킹 21위 1999년생 자오천위는 16강에서 박정환을 꺾으며 첫 메이저 세계대회 4강에 진출했다.
시간에서 여유가 있는 신진서는 우변에서부터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211수 만에 자오천위의 항서를 받아냈다. 자오천위는 벌점 2집, 신진서는 벌점 없이 23분 11초가 남은 상황에서 대국은 끝이 났다.
타이젬TV에서 이날 대국을 해설한 이민진 해설자는 “신진서 선수가 초중반에 불만이 있을 만한 내용이었지만 집념이 대단했다. 자오천위 선수는 시간 때문에 졌다고 생각할 것 같다. 수를 빨리 보는 신진서 선수의 장점이 이 판에서 크게 작용했다.”고 평했다.
한편, 반대편 조에서는 벌점 4집이 나왔다. 중국의 셰커가 일본 이치리키 료에게 역전하며 1국을 선점했다. 이치리키 료는 중반까지 앞서며 기분 좋은 흐름을 보였으나, 벌점 4집을 받으며 214수 만에 돌을 거뒀다.
▲대국이 끝나고 신진서는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 대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자오천위 8단이 너무 안전하게 둬서 기회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실력에서 밀린거 같아 2국에서는 더 잘 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신진서-자오천위, 셰커-이치리키 료’의 제9회 응씨배 준결승 3번기 2국은 12일에 이어진다.
타이젬에서는 제9회 응씨배 4강 ‘초반 5수를 맞히면 당첨금 10억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신진서-자오천위’ 대국을 김미리 해설자가 유튜브 채널 ‘타이젬TV’에서 라이브 중계한다. (▶타이젬TV 바로가기)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달러(한화 약 4억 75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달러다.제한시간은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주어지는 추가시간 20분으로 1회 사용 시 벌점 2집이 공제(총 2회 가능, 3회는 시간패)된다.
▲신진서와 동갑내기 2000년생 셰커. 중국랭킹13위로 양딩신과 커제를 연파하고 4강에 올랐다.
▲일본 이치리키 료는 메이저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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