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전 승자조2회전에서 대어 신진서를 잡으면서 승자조3회전에 진출한 박지현.
명인전 승자조2회전 첫 경기에서 박지현이 대어 신진서를 잡았다. 1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6기 명인전 승자조2회전에서 랭킹 67위 박지현(2005년생)이 랭킹 1위 신진서(2000년생)를 맞아 157수만에 흑불계승으로 꺾고 승자조3회전에 올랐다.
이날 대국은 박지현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시작 전에 승자조2회전 대국 중 두 사람 사이의 랭킹 격차가 가장 커 신진서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으나 박지현은 초반 신진서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이런 형세 속에 신진서가 미세하게 차이를 벌려 가면서 75수가 진행될 무렵 AI 예측 80%까지 차이가 벌어졌으나 신진서가 피로감을 느낄 만큼 박지현은 침착하게 추격전을 펼쳐 상변 전투에서 흑87로 신진서의 백 4점을 공격하면서 간격은 다시 미세하게 좁혀졌다.
하지만 백4점에 대한 공격이 여의찮으면서 격차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고, 박지현이 흑103의 느슨한 수를 두면서 급격하게 차이가 벌어지면서 AI는 신진서의 85% 승리를 점쳤다. 이후 박지현이 중앙 상변 전투에서 패를 만들어 승부수를 띄울 기회를 잡으면서 AI 예측 '순간 역전'을 하였으나 흑123으로 결단을 못 내리면서 승부는 다시 요동쳤다.
마지막 좌변 전투는 역전과 수읽기의 향연이었다. 박지현의 흑151에 신진서가 착수를 망설일 정도였으며, 결국 상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백 대마가 잡히면서 박지현이 157수만에 신진서의 항복을 받아냈다. 랭킹 1위를 상대로 거둔 이날 승리는 박지현의 기억 속에 평생 최대 명국으로 남게 됐다.
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현은 "초반에 흑돌 세 점이 죽어서 그때부터 계속 나쁜 줄 알아서요. 완전 마지막에 안 되는 싸움인 줄 알았는데 되어서 그때 역전한 줄 알았어요. 마지막에 2선을 한 칸 뛰면서 수읽기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총평했다.
신진서는 "좋아질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회를 놓쳤던 것 같고요. 중반에 백 쪽에서 하변을 받아놓았어야 되는데 그쪽을 당하면서 너무 이상해졌던 것 같아요. (한 칸 뛰어서 연결할 때)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당시에는 정수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이상했던 수였던 것 같아요"라고 총평했다.
이어 항저우 가기 전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결과 상관없이 내용이 요즘 많이 안 좋은 것 같아서요.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잘 준비해서 체력적인 부분도 많이 신경을 써야 될 것 같고 실력적인 부분도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지현은 다음 상대에 대해서 "박정환 사범님이 더 랭킹이 더 높지만 한우진 선수도 워낙 잘 두는 선수이기 때문에 저는 누가 올라오든 열심히 배워야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이날 승리로 승자조3회전에서 박정환vs한우진의 승자와 만나게 됐으며, 패한 신진서는 패자조2회전에서 허영호를 상대로 부활을 노린다.
박지현은 지난 16일 열린 제11기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 결승전에서 원제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승자조2회전은 오는 19일 박정환vs한우진, 20일 김은지vs신민준, 21일 박종훈vs변상일의 대국이 연이어 예정되어 있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기원 주관,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본선 대국은 각자 100분, 1분 초읽기 3회로 진행된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2500만원이다.
▲박지현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서 패자조로 밀려난 신진서는 패자조2회전에서 허영호와 대국하게 됐다.
▲제46기 명인전 승자조2회전에서 신진서(좌)와 박지현의 대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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