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거둔 오유진이 대국 종료 후 복기하는 모습.
오유진이 승자조 결승전에 진출했다. 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23닥터지여자최고기사결정전' 승자조2회전에서 여자 랭킹 4위 오유진(1998년생)이 어자 랭킹 9위 허서현(2002년생)을 맞아 198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승자조 결승에 올랐다.
대국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후원사 시드를 배정받은 허서현은 "언니, 사실 내가 언니보다 실력은 약하지만 오늘 운이 따라준 만큼 이번 만큼은 내가 이기도록 할께"라고 말하자 전기시드를 배정받아 출전한 오유진은 "서현아, 우리 재미있는 바둑, 좋은 바둑 같이 둬보자"라고 응답했다.
돌을 가린 결과 허서현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초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80수 넘게까지 이어졌다. 좌변의 백 대마를 공격하던 중앙의 흑 대마가 중반 접어들어 오히려 안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협공을 당하자 AI 예측 승률 그래프는 90% 가까이 백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타협이 이뤄졌고 오유진은 비록 초읽기에 몰렸지만 우상,우하에서 발 빠르게 득점을 올리면서 차이를 벌려 나갔다.
종반, 허서현이 좌상귀의 큰 곳을 차지하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오유진의 안정적인 마무리에 가로 막혀 판을 뒤집기에는 역부족, 결국 허서현은 198수만에 돌을 거뒀다.
종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유진은 "초중반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계속 어렵다고 생각했다. 흑이 넘어간 후 제가 좀 좋지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처리가 잘 되었고 거의 끝내기 가서 정리가 다 된 후 승리를 확신했다"라고 총평했다.
최정과 지금까지 41판을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많이 진 것은 안다. (너무 많이 둬서)항상 지겹다. 예전에 크게 밀렸는데 최근에는 압박감없이 저의 바둑을 두게 된게 달라졌다. 상대가 강하니까 어려운 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를 해서 좋은 바둑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허서현은 "초반에 사실 흑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좋지않다고 생각했다. 우변에서 넘어가면서 실리가 괜찮다고 생각은 했지만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마지막에 백이 찝고 치받고 선수를 차지하면서 졌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은지와의 대국에서 대해서는 "상대가 저보다 객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하기 떄문에 저보다 안정감이 있는 바둑을 두는 것 같다. 하지만 부담은 별로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두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승리를 거둔 오유진은 승자조2회전에서 최정과 승자조 결승에서 최종 결승3번기 진출을 다투게 되고, 패한 허서현은 패자조로 밀려나 김은지와 대결한다.
이날 대국 결과로 두 사람의 상대전적은 오유진이 3승 2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기 대회 시드를 배정받은 최정(우승), 김채영(준우승), 오유진(3위)을 비롯하여 예선전을 통과한 김은지, 이민진, 조혜연, 조승아 그리고 후원사 시드를 배정받은 허서현 등 총 8명이 본선8강 패자부활토너먼트로 대국을 진행한다.
본선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각 100분, 1분 초읽기 3회로 진행되며, 최종 우승자는 결승3번기로 가린다. 우승 3500만원, 준우승 1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2023닥터지여자최고기사결정전' 승자조2회전에서 오유진(좌)과 허서현의 대국 모습.
▲승자조2회전에서 승리를 거둔 오유진은 승자조 결승에서 최정과 맞붙게 됐다.
▲승자조2히전에서 패한 허서현은 패자조로 밀려나면서 김은지와 일전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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