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오른쪽)이 여자 랭킹 1위이자 디펜딩챔피언이었던 최정을 격침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대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대이변의 주인공 정유진 선수, 이번 IBK기업은행배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송규상 해설위원)
최정이 여자 기전 16강에서 떨어진 게 언제였던가. 디펜딩챔피언 최정이 첫판에서 탈락했다. 상대는 2006년생 신예 기사 정유진. 이로써 여자바둑 마스터스는 누가 됐든 새로운 우승자를 맞이하게 됐다.
8일 14시부터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포문을 연 2022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이하 기업은행배) 16강 개막전에서 정유진이 '여제(女帝)' 최정에게 353수까지 가는 혈투 끝에 흑으로 2집반 승리를 거뒀다. 공배까지 모두 메운 최종 수수는 370수. 361로 바둑판을 서로 사석으로 가득 메운 후, 나머지 백돌 9개를 사석통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으로 계가가 마무리 될 정도의 역대급 대국이었다.
▲전기 우승자 최정이 16강에서 탈락했다.
▲거함 최정을 꺾고 8강 무대를 밟은 16세 정유진.
바둑은 실수 딱 한 번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 바둑을 해설한 송규상 해설위원은 "최정9단이 범한 실수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였는데 그걸 캐치한 정유진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생중계한 김여원 캐스터 또한 "109수 이후로 정유진 선수가 불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오늘 바둑 승리가 우연이 아닌 실력임을 암시했다.
디펜딩챔피언 최정이 탈락하면서 모두가 우승을 꿈꿀 수 있는 군웅할거 장이 열린 기업은행배. "정유진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가 된다"는 송규상 해설위원과 "김은지 선수 또한 나이는 굉장히 어린데 벌써 여자 랭킹 3위"라고 짚은 김여원 캐스터.
한동안 최정·오유진 쌍두마차가 여자 기전을 나눠갖는 체제가 이어져온 한국 여자 바둑계도 이제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최정이 백, 정유진이 흑이다. 이 바둑의 마지막 승부처였던 장면. 우변 처리가 관건인 상황에서 타이젬 대국실 인공지능 '카타고' 추천은 B와 C 같이 연결하는 수법들이었다.
▲최정(백)은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백1로 끼웠는데, 이 수가 통한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정유진이 흑2(실전 흑109)로 반격한 수가 날카로웠고, 이 순간 이후 백에게 다시는 이 대국을 승리할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여자바둑리그에서도 김수진에게 패해 연승 행진이 중단됐던 최정. 예전과 같은 절대자 포스는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후원하는 2022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2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1시간, 40초 초읽기 3회다.
타이젬에서는 기업은행배 본선 모든 경기를 대국실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과 함께 실시간 생중계한다. 8일 18시에는 김은지-김미리, 9일 14시에는 허서현-김민서 등 16강 대국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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