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진서·박정환·박영훈·박종훈. 2021-2022 시즌 바둑리그 MVP 후보다.
바둑리그 사상 최초로 준우승 팀에서 MVP가 탄생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신진서에게 유일한 걸림돌은 팀이 우승하지 못했다는 사실 단 하나다. 여자바둑리그에선 최정이 준우승을 하고도 MVP를 받은 선례가 존재하는 상황. 과연 바둑리그에서도 같은 상황이 재연될지 관심이 모인다.
MVP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후보 선정 기준은 우승·준우승팀 선수 중 정규리그, 플레이-인 토너먼트, 포스트시즌 성적을 합산해 승률 60%(10국 이상) 이상을 기록한 선수다.
▲우승을 차지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기보가 NFT로 제작된 신진서. 프로기사 기보 NFT 발행은 이세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MVP 후보 신진서는 정규리그 16전 전승을 비롯해 플레이-인 토너먼트 1승, 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에서도 10연승을 보태며 이번 시즌에만 27연승을 기록했다.
2021-2022 바둑리그에서 한 선수가 둘 수 있는 대국수의 최대치는 30판인데, 팀이 포스트시즌 '번기 승부'에서 패점 없이 승리하거나 혹은 패배할 경우엔 판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숫자다. 그러나 신진서는 불가능에 도전할 기세로 무려 27판을 한 시즌에 소화해냈고 모든 승부를 다 이겼다.
단일기전 최다연승 기록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이창호가 농심신라면배에서 세운 30연승이다. 다음 시즌 첫 대국에서 승리할 경우 이창호와 타이를 기록하게 되고 2연승을 할 경우 18년 만에 이창호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단일기전 한 시즌 최다연승 기록은 이미 넘어섰다. 종전 기록은 2000년 이창호가 제35기 패왕전에서 세운 20연승이다. 이번 시즌에만 27연승을 기록한 신진서는 종전 기록에 7연승을 더한 신기록을 작성하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진서(왼쪽)는 챔피언결정전에서 MVP 경쟁자이자 우승팀 수려한합천 다승1위(전체 다승2위), 2지명 박영훈을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완승했다.
신진서가 MVP를 받는데 유일한 걸림돌은 소속팀 셀트리온의 준우승이다. 신진서가 모든 대국에 출전해 모든 경기를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은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 만약 신진서가 MVP로 선정된다면 바둑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준우승팀에서 MVP가 나오게 된다.
신진서와 함께 MVP 경쟁을 펼치는 선수(박정환·박영훈·박종훈)들의 기록은 다소 초라하다.
박정환은 정규리그 11승5패, 포스트시즌 2승1패로 총 13승6패(68.4%)를 기록해 예년만 못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팀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3차전 최종국에선 상대전적 8전 전승으로 앞서고 있던 셀트리온 3지명 강승민에게 완패하며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18연승 행진을 마감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37세 박영훈이 오히려 주장 박정환보다 MVP에 더 적합하다. 정규리그 초반 8연승을 포함, 최종 성적은 정규리그 12승4패, 포스트시즌 2승2패로 종합 14승6패, 팀내 유일하게 70% 승률을 기록했다.
수려한합천 막내 박종훈은 정규리그에서 9승7패로 제몫을 충분히 다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1패로 맹활약 한 점이 MVP 후보 선정 사유다. MVP는 6월 8일 한국기원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2021 여자바둑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척해상케이블카. 하지만 MVP는 이 중에 나오지 않았다.
▲준우승팀 보령머드 주장 최정이 MVP를 수상했다. 최정은 정규시즌 14승, 포스트시즌 5승 등 도합 19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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