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순금(61) 작가의 단편소설 ‘바둑 두는 여자'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바둑을 주제로 쓴 단편소설이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소설 부문에 ‘바둑 두는 여자’가 당선됐는데 바둑을 주제로 쓴 단편소설이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보통 신춘문예 당선은 20~30대, 많아도 40대 정도에 되는데 60대에 당선된 경우가 드물다 보니까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줘서 과분할 정도로 나이 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남궁순금(61) 작가의 단편소설 ‘바둑 두는 여자’는 전직 교장을 대신해 바둑을 배우면서 자서전을 대필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래전부터 바둑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가는 3~4년 정도 전부터 구체화를 시작했다.
작품 속 인물로 여자랭킹1위 최정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일반 기원의 모습이나 한국기원 주변 묘사까지 더해져서 바둑인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16년에 실제로 상왕십리역에서 최정 선수를 만났는데, 소설에 묘사된 것과 흡사합니다. 뉴스를 보다가 우연히 최정 선수를 알게 됐는데 ‘14살 어린 나이로 9단 킬러다. 유망주다’라는 내용이었어요. 귀엽고, 당찬 모습이 기억에 남았고, 최정 선수를 응원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이 소재를 이야기로 풀어 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집필을 시작 했어요.”
▲신춘문예 시상식에 함께한 남궁순금 작가의 남편 하창수(왼쪽) 작가.
작가는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서울예술전문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방송작가 활동을 한 바 있다. 남편 하창수(62) 작가도 소설가다. 부부인 남궁순금-하창수 작가 모두 바둑을 두는 애호가다. 소설 주인공도 남편과 바둑을 둔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통해 바둑을 처음 접했고, 오빠랑 친구들이 집에서 바둑 두는 걸 지켜보기도 했어요. 남편은 기본기가 잘 갖춰진 상태고, 저는 어깨너머로 배워서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요. 남편이랑 대국을 하면서 행마를 배웠는데, 이번에 남편 덕을 많이 봤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바둑이 타인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되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코로나까지 이어지면서 누구나 다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나이에 상관없이 고독사를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되고 있고요.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이 중요해요. 내가 경제력이 있고 사회적 명예가 있어도 사회적 관계를 벗어나 살 수 는 없잖아요. 나를 긍정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웃 사회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바둑을 통해 타인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연결고리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남궁작가는 추후 행보에 대해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단편집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하며, 장편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바둑에 대한 실력과 소양, 얽힌 사연들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여제' 최정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바둑 소설? 최정의 반응이 궁금하다!
한편, 소설 ‘바둑 두는 여자’를 읽었다는 최정은 “지인이 보내줘서 소설을 읽어봤습니다. 실명이 나와서 놀랬고 엄청 현실감이 있어서 진짜 저를 만난 적이 있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소설 속에서 인사말을 건네면서 속마음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당신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말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셨는데 저한테 지금까지 인사를 건네주셨던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해주셨겠구나 싶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바둑 소재로 소설 써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부문 682명, 소설 부문 605명, 동시 부문 234명, 동화 부문 213명, 희곡 부문 78명이 응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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