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 셰얼하오, 이야마유타, 자오천위, 커제를 꺾고 4연승을 기록한 신진서.
'한국의 캡틴' 신진서가 커제를 꺾고 4연승을 거뒀다. 21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12국에서 신진서(2000년생)가 중국 랭킹 2위 커제(1997년생)을 맞아 257수만에 백2집반승을 거두며 대회 4연승을 기록했다.
돌가리기에서 연장자인 커제가 백돌 9개를 잡자 신진서가 흑돌 2개를 올려놓고 짝수로 예측하면서 커제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이날 대국에서 신진서는 초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격차를 벌려가며 미세한 우세를 이어갔다. AI 분석에 따르면 신진서는 50수에 60%, 60수에 75%, 70수에 85%, 80수에 83% 등으로 시나브로 격차를 벌려가며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 중반 접어들어 AI 예측 승률에서 100수 때 90%, 110수 때 96%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커제는 산발적인 전투에서 격차를 좁히려고 애를 썼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크게 역부족, 신진서는 단 한 차례도 열세에 놓인 적도 없이 우세를 지켜냈고 결국 257수만에 백2집반승을 거뒀다. 2차전 개막 기자회견에서 "한판한판 이기다보면 중국기사들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신진서의 주문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셰얼하오, 이야마유타, 자오천위, 커제를 연파하며 4연승을 기록했다. 또한 신진서는 이날 커제에게 승리를 거둠으로써 4연승 상금 2000만원을 확보했으며, 상대전적에서 12승 11패로 앞서 나감과 동시에 對커제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커제는 2018년 11월~2023년 2월까지 연속 51개월 랭킹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4위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랭킹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일본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랭킹 1,2,3위가 남았던 중국은 커제가 무너지고 랭킹 1,3위 구쯔하오, 딩하오 등 2명이 생존해 있다.
22일 벌어지는 13국에는 지난해 LG배와 삼성화재배 우승자인 중국 랭킹 3위 딩하오가 출전한다. 신진서는 딩하오와의 상대전적에서 최근 2연승을 포함해 6승 3패로 앞서 있다.
전기대회 최종국에서 중국의 구쯔하오를 꺾고 한국의 3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신진서는 22회 대회 9국부터 이번 대회 12국까지 14연승을 기록하며 이창호의 농심신라면배에서 최다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진서는 22회 대회에서 네 번째 주자로 출전해 5연승, 23회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4연승으로 우승컵을 안긴 바 있다.
유튜브채널 '타이젬TV'에서 고윤서 프로의 해설로 이날 대국을 생중계했으며, 이어 22일 벌어지는 신진서vs딩하오의 본선13국 대국을 김다영 프로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주어진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푸른색은 탈락자)
· 한국 : 신진서(4승), 박정환(1패), 변상일(1패), 원성진(1패), 설현준(1패)
· 중국 : 구쯔하오, 딩하오, 커제(1패), 자오천위(1패), 셰얼하오(7승1패)
· 일본 : 이야마유타(1패), 시바노도라마루(1패), 이치리키료(1패), 쉬자위안(1승 1패), 위정치(1패)
▲중국 매체 기자들에 둘러쌓여 대국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신진서(좌)와 커제.
▲창하오 중국위기협회 주석(가운데)의 대국 개시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본선12국 대국이 시작됐다.
▲중국 랭킹 2위 커제는 최근 신진서에게 6연패를 당하고 있던 중 이날 패하면서 또 하나의 패점을 얻어 7연패를 기록했다.
▲보안검사를 받고 있는 중국랭킹 2위 커제.
▲보안검사를 받고 있는 세계 일인자 신진서.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과 최규병, 유창혁 그리고 홍민표 국가대표 감독이 검토를 하고 있다.
▲창하오 중국위기협회 주석과 후야오위 등이 함께 대국을 검토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오천위, 후야오위, 딩하오가 함께 검토하는 모습.
▲여자기사 왕샹루 초단이 진행하는 공개해설장 모습.
▲대국 종료 후 홍민표 국가대표 감독, 중국의 위빈 총감독, 자오천위, 딩하오, 후야오위 등이 함께 복기에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커제에게 승리를 거둔 이날도 바둑팬들은 신진서의 사인을 받으려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를 지켜본 중국 기자는 "신진서는 한국에서 이렇게 뜨거운 인기를 누려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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